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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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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뒤돌아보다
회의명
제259회-제1차 본회의(2023.11.15 수요일)
의원(발언자)
김희섭 의원
발언내용

안녕하십니까? 수성구의회 의원 김희섭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수성구민 여러분!
이번 겨울에도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연일 폭등하는 물가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성구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올해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를 통해 주민 여러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행복수성을 위해 애쓰시는 전영태 의장님! 동료의원님! 그리고 김대권 구청장님과 관계공무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2023년 한 해도 거의 저물어 갑니다. 한 해가 마무리되고 많은 것들이 어수선하고 힘든 시기에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의 궤적을 뒤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본 의원도 저 자신의 삶의 궤적을 뒤돌아보며 과거 5분 발언을 했던 내용들을 곱씹으며 다시 한번 더 뒤돌아보고자 합니다.


서양에 역사학의 아버지 헤로도토스가 있다면 동양에는 사마천이 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 『계명우기』 편에는 네 종류의 친구가 나옵니다. 적우, 일우, 밀우, 외우.
적과 같은 친구 적우, 놀 때만 필요한 친구 일우, 힘들 때 서로 돕는 친밀한 친구 밀우, 경외하는 친구 외우. 네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적과 같은 친구 적우, 놀 때만 필요한 친구 일우, 힘들 때 서로 돕는 친밀한 친구 밀우, 경외하는 친구 외우.


먼저 적우는 도적 같은 친구입니다. 평소에 친구에게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다가 더 이상 나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관계가 멀어집니다.
일우, 일우는 즐거운 일과 어울려 노는 일에만 함께하는 친구입니다. 즐기는 것이 우선이라 함께 어울릴 여유와 재미가 없어지면 관계가 멀어집니다.
그러므로 적우와 일우는 친구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이해하거나 함께 떠안을 마음이 조금도 없습니다. 나쁜 일이 생기면 상대를 탓하는 친구입니다.


밀우는 친밀한 마음을 나누고, 힘들 때 서로 돕고 늘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입니다. 감추고 싶고 숨기고 싶은 어려움을 터놓을 수 있고, 그 어려움을 자신의 것처럼 여기는 친구입니다.
또 더 나아가 존경하는 친구 외우는 서로 존중하고 존경하며 때로는 두려워하면서도 친구의 허물을 서로 말해 주고 장점을 배워나가는 친구입니다. 

덕과 의로써 서로를 연마하고 큰 뜻을 위해 노력하는 친구입니다.


그러므로 밀우와 외우는 서로 격려하고 과오와 실수가 있다면 서로 충고하고 도우며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생명조차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입니다.
소설가 김현경은 『계명우기』에서 말하는 이 네 가지 종류의 친구가 정신분석학에서 제안하는 인간 정신의 발달단계와 동일한 궤적을 그린다고 합니다.
적우는 어린아이의 초기 발달단계, 일우는 사춘기의 발달단계, 밀우는 청춘기의 발달단계, 외우는 성인기의 발달단계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적우는 어린아이의 초기 발달단계와 관련이 있습니다. 출생 직후 아기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합니다. 부모가 자기와 닮은 아기를 보며 나르시시즘적인 기쁨에 빠져 있는 동안 아기는 부모의 자원을 도적처럼 사용합니다. 사실 이 시기는 아기가 부모를 마음껏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건강한 정신발달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어떤 사람이 이미 성인이 된 이후에도 타인과의 관계를 자기 이익만을 위해 사용한다면 아마 그는 초기 발달단계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부모에게 의존하고자 했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채 무의식 속에 아직도 남아있다는 의미입니다. 상대방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상대방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도 된다고 믿으며 아무리 받아도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다음 발달단계인 일우는 사춘기 발달단계와 관계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 부모의 세계를 벗어나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면서 친구를 새로운 동일시 대상으로 삼습니다. 거울처럼 친구를 보고 배우면서 놀이, 여행 등 즐거운 활동을 합니다. 그렇게 세상을 탐험하면서 

자기 세계를 확장하고 자신감, 의리, 창의성 등 정신 역량을 조금씩 조금씩 키워나갑니다.


그러나 가끔 남자들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으면서도 가족보다 친구를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내가 피로를 호소해도 친구 전화를 받고 바로 외출하는 남편과 이에 실망한 아내들의 이야기를 드물지 않게 듣습니다. 이러한 남편들은 여전히 사춘기 발달단계에 머물러있다는 뜻이며, 사춘기에 제대로 친구 관계를 맺지 못한 트라우마가 내면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다음 밀우, 밀우는 청춘기 발달단계와 관련 있습니다. 청춘기가 되면 누구나 사랑을 꿈꾸며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한 사람을 갖고 싶어 합니다. 

그 친밀한 사람과 함께 내밀한 소망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친밀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인내, 배려, 헌신 등의 정신 기능을 획득해 나갑니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친밀한 관계는 성장기의 결핍과 좌절을 보살펴 주는 기능을 합니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 나누는 보살핌은 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계속 성장시켜 주변에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이끕니다.


그다음 마지막으로 외우의 정신은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라면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정신 기능입니다.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면 먼저 공동체 구성원을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의 지혜를 배우고 사회의 통용에 대한 질서와 관습을 습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잘못을 범하면 빨리 개선하고, 허물을 말해 주면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존경하면서 배울 수 있는 친구나 선배를 만날 수 있다면 사회생활의 절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적우, 일우, 밀우, 외우.
세상에는 이 네 종류의 친구가 섞여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필요할 때 찾아와 필요한 것만 챙겨서 떠납니다. 어떤 친구는 술자리나 게임 자리에만 불러냅니다. 그리고 어떤 친구는 내밀한 이야기를 한없이 털어놓으며 무의식적 치유작업을 꾀합니다.
또 어떤 친구는 자신의 삶의 모습만으로도 가르침을 주고 허물을 알아차리도록 일깨워 줍니다.
그런데 사실 사람의 내면에도 이 네 가지의 요소가 함께 존재할 것입니다.
우리 수성구의회 의원님들과 의원님들, 집행부 공무원과 공무원분들, 또 의원님과 공무원분들 사이에도 이러한 네 가지 방식으로 서로 관계를 맺는 듯합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님 그리고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
오늘 이 시간이 우리 수성구의회의 의원님들과 의원님들 그리고 수성구의회와 집행부는 이 네 가지 중 어느 발달단계쯤에 위치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인간관계는 어느 발달단계쯤에 위치하는지 함께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