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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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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공언어 사용에 관한 제언
회의명
제258회-제2차 본회의(2023.10.25 수요일)
의원(발언자)
정경은 의원
발언내용

존경하는 수성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파동, 지산1·2, 범물 1·2동을 지역구로 둔 사회복지위원회 소속 정경은 의원입니다.

먼저 저에게 5분 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신 전영태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행복 수성 구현을 위해서 애쓰는 김대권 수성구청장님과 

1,200여 명의 공직자 여러분들의 노고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109일은 제577돌 한글날입니다. 이에 한글의 가치를 되새기는 한편 우리 구의 공공언어 사용에 관해서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독창적인 문자로 한글의 우수성은 전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습니다. 특히 자주, 애민, 창조, 실용의 한글 창제 정신은 더욱 소중한 가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글 창제 이후 한글의 보급과 사용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문자 권력을 독점하고자 했던 기득권층의 반대에 부딪히고 천대받았으며 일제 강점기 때에는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인해 우리의 말과 글이 자칫 사라질 뻔했던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이라고 했던 이극로 선생은 이를 염려하여 1928년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육성으로 조선어를 녹음하였습니다.

이후 83년 만인 2011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졌는데 이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어 음성 자료입니다. 행여나 후대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 못할까 

또박또박 힘주어 녹음한 음성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지기까지 합니다 

이렇듯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서 애썼던 여러 사람 덕분에 지금 이렇게 쉽고 자유롭게 우리 말과 글을 사용하고 있듯이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를 담아내는 우리말을 보존하기 위해서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올바른 공공언어 사용은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 건강과 안전 등 기본권과도 연계되어 있으므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공언어란 좁은 의미로는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하며 넓은 의미에서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모든 언어를 뜻합니다

즉 개인 간의 사적인 대화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법령과 조례, 판결문, 민원서류 양식, 보도자료, 안내문, 계약서, 약관, 현수막, 대국민 담화, 전화 안내 등이 모두 공공언어에 해당합니다.

공공언어의 목적 자체가 의사소통하기 위한 것이므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한자어나 무분별한 신조어 불필요한 외국어와 외래어 사용을 자제하고 알기 쉬운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알 권리를 충족하고 편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누구도 배제되거나 차별받지 않아야 합니다.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이자 사회를 화합하는 첫걸음입니다.

하지만 2021년 국어문화원연합회가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에 의하면 공공언어를 이해하기 쉽다는 국민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하여 답답하고 불편함 등 심리적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이 약 3,500억 원에 이르며 어려운 공공언어를 개선했을 때의 공익적 가치는 연간 3,375억 원의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전에는 한자어 남용으로 공공언어 이해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요즘은 영어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듯합니다. 우리 사회가 급변하고 세계화와 정보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외국어가 여과 없이 일상에서 쓰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언어 취약 계층이 정보 소외를 겪거나 불이익을 당하기도 합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영어는 이미 권력이 되었다며 이를 그대로 두면 우리말이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구는 2018년 한글 사랑 진흥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성인 문해교육과 결혼이민자와 다문화 가족 부모를 위한 한국어 교육 지원 프로그램, 문학제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구민의 한글 사용 촉진과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각종 소식을 알리는 구청 홈페이지와 블로그는 주민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소통하는 가장 대표적인 공간이며 

보도자료는 공공언어 영역의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외국어와 외래어 등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홈페이지 대문에는 ‘2024 수성 국제비엔날레를 홍보하는 웹 포스터가 걸려 있습니다.

국제 규모 행사여서인지 한글보다 영어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상세 페이지로 들어가면 프로젝트 장소 소개가 나오는데 수성못 스카이 브릿지, 생각을 담는 길 힐링센터, 파빌리온 등 영어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상단에는 비엔날레(Biennale), 프로젝트(project), 컴피티션(competition), 라이브러리(library)’ 등으로 게시판 이름을 아예 영어 문자로만 표기해 두었습니다.

각종 공지 사항을 알리는 게시판도 마찬가지입니다

Best Maker, Global Youth Network, AR, 행복 수성 Care, easy 예약, speedy 진료, 가을엔 With Shop, 매직 Melody 등 영어 문자 그대로 표기하였습니

각종 행사나 사업에서도 영어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수성못 페스티벌, 들안길 푸드 페스티벌, 빅피플 페스티벌, 수성 북페스타, 바라봄 패밀리 원데이 캠프, 고산 건강 알림 day, 들안아트몰, 수성못아이콘, 커뮤니티 가드닝

베란다 가드닝. 세이프 홈, 수성 로컬 베이커리, 유명 파티셰의 제빵 시연 퍼포먼스, 그린커튼 프로젝트 등입니다.

수성구 도시 슬로건이 ‘with us Suseong’이라는 영문으로 되어 있다는 점도 못내 아쉬움을 남기는 부분입니다.

반면 안녕 동네책방 축제’, ‘들안예술마을 집들이’, ‘들안 달빛 야식당’, ‘동네방네 찾아가는 행복 지킴이’, ‘우리들의 수작 거리’, 카카오채널 안영 나의 이웃등 

우리말을 써서 돋보인 이름들도 있습니다.

적정한 우리말이 없어 불가피하게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외국어를 대체할 만한 표현이 있는지 살펴보고 되도록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영어 약자가 남용되는 것도 소통의 어려움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AR은 증강현실로 AI는 인공지능, IoT는 사물인터넷 등으로 가급적 풀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어기본법에 의하면 공공기관의 장은 국어의 발전 및 보전을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국어책임관을 소속 공무원 또는 직원 중에서 지정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 구도 국어책임관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지자체의 국어책임관이 이름만 있을 뿐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구도 국어책임관의 역할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하는 한편 우리 구가 사용하는 공공언어 실태를 점검하고 공무원과 구민의 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공공언어는 어느 한 사람의 책임만이 아니라 공공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구성원의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한류 열풍과 K 콘텐츠의 확산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는 등 한국어가 세계인이 사용하는 언어가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올바른 한국어를 사용하여 우리 스스로 한국어의 위상을 높이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하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외국어와 외국어 문자 표기 남용 등을 줄여나가고 누구나 알아듣기 쉬운 우리말 단어와 올바른 표현으로 공공언어를 사용하려는 노력을 해나갈 때 수성구가 더욱 행복한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