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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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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입로도, 찾는 이도 없는 독립운동가 서상돈 묘지
회의명
제253회-제2차 본회의(2022.11.30 수요일)
의원(발언자)
박충배 의원
발언내용

   존경하는 수성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파동, 지산1동, 지산2동, 범물1동, 범물2동을 지역구로 둔 도시보건위원회 박충배 의원입니다.
   먼저 5분 발언의 기회를 주신 전영태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본 의원은 진입로도, 찾는 이도 없는 독립운동가 서상돈 묘지에 대하여 5분 자유발언을 하고자 합니다.
   국채보상운동은 1907년 2월 21일 독립지사 서상돈, 김광제 선생 등의 제안으로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진 주권 수호 운동으로, 일제의 경제침투로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운 시기에 민족 경제를 보호하여 국권을 지키려는 강력한 항일민족운동으로서 역사적 의의가 큰 운동입니다.
   그리고 서상돈 선생은 일제시기 일본이 강제 도입한 차관으로 인해 경제가 파탄에 이르자 국권을 되찾기 위해 나랏빚을 갚는 모금활동인 ‘국채보상운동’의 중심에 서서 실의에 빠진 국민들을 독려하고 국채보상 취지서를 작성 발표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정작 국채보상운동을 이끌었던 지역의 자랑스러운 긍지와 자부심을 우리는 얼마나 추모하고 기억하고 있습니까?
   서상돈 선생의 묘소는 수성구 범안로 120에 위치한 천주교 묘역 내에 있습니다. 본래 달성군에 있었으나 1974년 이곳으로 이장되었습니다.
    

   보시는 사진은 서상돈 선생 묘지로 가는 진입로와 그 묘소 전경입니다.
   본 의원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 보니 주차장에서 묘지로 가는 방향을 안내하는 이정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안내판만이 이곳에 서상돈 선생의 묘소가 있음을 짐작케 하였습니다.
   요즘 등산로에 설치하는 흔한 나무데크나 부직포도 없고 잡초가 우거진 산길을 3분 정도 올라가다 보면 서상돈 선생의 묘지를 마주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서도 표지판이나 안내문은 전혀 없었고 외로이 안치되어 있는 묘소에 세운 비석의 내용을 보고서야 이곳이 선생의 묘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우리 지역을 상징하는 서상돈 선생의 묘지에 이렇게 진입로도, 찾는 이도 없이 방치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표를 설치하고, 통행로를 정비하고, 안내문을 세워서 참배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함이 최소한의 서상돈 선생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정작 모셔야 할 분의 묘소는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 동안 매년 연례행사로 크게 추모식을 가질 뿐만 아니라 우리 수성구가 그들을 기리며 묘지를 잘 가꾸고 있는 두 사람의 외국인도 있습니다.
 

   먼저 수성구의 명물 수성못이 내려다보이는 법이산 입구에는 일제강점기에 개척농민 자격으로 대구로 건너온 일본인 ‘미즈사키 린타로’의 묘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수성못을 축조한 그는 유언에 따라 수성못이 내려다보이는 현재의 장소에 안장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한일친선교류회가 관리하고 매년 4월 13일 기일(忌日)에 맞춰 추도식도 거행하고 있습니다.
   소작농이 대부분이었던 조선 농민을 상대로 물세 등을 받으며 착취했던 일본인 지주를 추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각의 논란이 무색할 만큼 묘소가 잘 가꾸어지고 관리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수성구청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범어공원에 위치한 ‘우니 나야’ 대령의 묘지입니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는 표지판을 따라 100여 미터를 계속 올라가면 단아하게 단장된 나야 대령의 묘지가 나옵니다.
   한국전쟁에 인도 대표로 참전했다가 전사한 우니 나야 대령이 묻힌 이곳에서는 매년 현충일마다 추모식이 열립니다. 올해 6월에 열렸던 추모식에는 수성구청장님도 참석해서 나야 대령을 참배하였습니다.
   이렇게 수성못을 축조한 일본인 지주와, 한국전쟁에 참전 중 전사하신 인도 대령의 업적을 기리며 묘지를 성역화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국채보상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핵심 주체였던 서상돈 선생의 묘지를 지금처럼 방치해선 더더욱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채보상운동은 대한민국 국민의 강한 결집력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며 엄혹한 현실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시민이 주도해 이끌어갔던 자유민주운동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대구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사인 국채보상운동을 보존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2017년 10월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가 되었으며, 2019년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기념일(2월 21일)을 대구 시민의 날로 선포하고 매년 기념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역사적 의의가 큰 국채보상운동의 시작에는 바로 서상돈 선생이 계셨습니다. 우리 수성구는 지금이라도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이며 우리 지역의 훌륭한 인물인 서상돈 선생의 묘지를 하루빨리 문화재 지정을 통해서 정비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우리 지역을 홍보할 때도 관광 자원화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중구에 위치한 서상돈 고택과 국채보상운동 기념관 그리고 수성구에 위치한 서상돈 묘소까지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근현대사의 살아 있는 관광 명소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국채보상운동’을 이끌었던 지역의 자랑스러운 긍지와 자부심을 우리 구민들,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국권을 지키기 위한 민족운동 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수성구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시길 바라며 발언을 마치고자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