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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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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연과 함께 하는 수성구
회의명
제246회-제2차 본회의(2021.11.30 화요일)
의원(발언자)
김희섭 의원
발언내용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멈춤’ 상태였던 작년에도 이상하게 이산화탄소 농도는 전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는 많은 상처를 남겼지만 그래도 잠시 인간활동의 감소로 오염물질 배출이 줄었고 그 결과 대기환경을 맑게 하고 기후변화 속도를 느리게 하고 있다고 믿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그 이유는 오염물질의 대기 체류시간보다 온실가스의 대기 체류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입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그리고 오존 같은 오염물질의 평균 농도는 코로나-19로 산업활동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전년도보다 확실히 줄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오염물질이 대기에 머무는 시간은 1년 이하이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잠시 대기환경은 맑아졌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의 대표격인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배출되면 최소 5년∼최대 200년까지 대기 중에 머물기 때문에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늘어납니다.
   실제로 과거의 자료에 의하면 냉장고의 냉매로 많이 사용되었던 온실가스의 하나인 프레온가스는 1989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사용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 다음 해에 바로 나타나지 않고 몇 년이 지나서야 감소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 지구적으로 2020년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그 전 해보다 증가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가 지난 1월 발표한 결과를 봐도 2003년 이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꾸준히 늘었습니다.
   결국 과학자들은 대기 중에 누적되어 장기간 머무는 온실가스의 특성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인간의 싸움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한국도 진정한 탄소순배출량 제로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더 빠르게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독일의 비영리단체인 에트모스페어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런던에서 뉴욕 왕복 비행으로 1인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986kg인데 이는 개발도상국 한 사람의 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많습니다.
   또 다른 비교를 보면 500km의 거리를 이동할 때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비행기 140kg, SUV차 135kg, 중형차 100kg이지만 대중교통인 기차와 버스는 각각 60kg, 35kg입니다. 비행기는 버스의 4배 정도이고 승용차는 버스의 3배 정도입니다.
   만약 일주일에 한 번 개인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한 사람이 연간 약 469k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고 이는 나무 71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 수성구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이나 외국을 가지 않고도 수성구 관내에 있는 멋진 숲을 즐긴다면 이산화탄소를 줄여 기후위기도 극복하면서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이끌어내게 됩니다.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하는 것은 참으로 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수성구 행정구역 중 절반 이상이 숲입니다.
   최근에 지인들과 함께 유건산에 올랐습니다. 유건산 정상 바로 밑에 설치된 유건산 전망대는 참으로 훌륭했습니다. 주변의 돌이 많고 가파른 길은 계단을 만들어 주민들이 안전하게 다니도록 만들었으며 원래 큰 바위였던 곳 위에 전망대를 깔끔하고 단순하게 만들어 주변의 숲을 최대한 살리면서 잘 만들었습니다. 더욱 장관이었던 것은 전망대에서 바라본 팔공산의 모습이었습니다. 전망대 왼쪽 모서리에 서면, 저 멀리 팔공산의 한가운데에 비로봉이 있고 동봉과 서봉이 좌우협시보살처럼 서서 비로봉을 호위하고 있으며 넓게 펼쳐진 팔공산 능선의 모습은 신라시대 오악 중 중악에 해당하는 팔공산의 명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 멋진 모습을 유건산 전망대에서 완벽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전망대에서 좌측을 보면 부드러운 곡선의 담티고개와 수성구의 일부 모습이 보이고, 정면 아래에는 고산지역 전체가 두 팔에 감싸이는 듯 느껴집니다. 유건산 전망대는 앞으로 수성구의 명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곳과 함께 최근에는 진밭골 둘레길 단절구간도 연결하였습니다.
   또한 수성구 관내에는 12개 정도의 주 등산로가 있는데 그중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욱수골의 만보산책로에 보행 매트와 골막이와 배수로를 설치한 것은 매우 잘한 일로 판단됩니다.
   젊은 시절부터 다니던 팔공산 수태골을 요즈음 다니면서 등산로에 흙이 파여 바닥의 바위들이 드러난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는데 우리 욱수골에는 흙이 쓸려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골막이와 배수로를 지금이라도 설치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수성구에는 이곳 외에도 수성못∼덕원고에 이르는 종주길, 망월지∼천주교묘지에 이르는 안산길, 용지봉길, 형제봉길, 두리봉길, 천을산길, 무학산길, 봉암누리길, 두리마을숲길 등 여러 숲길에 다양한 시설물들이 설치되어 주민들의 접근을 쉽게 하여 산행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사유지 주민들을 설득하여 좋은 숲길을 만드는 데 수고하신 관계공무원분들의 노고에 격려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에 덧붙여 네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경사가 급한 숲길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완만하게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물론 이 중에 사유지는 소유주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이들이 숲을 찾고 산행 중 부상 예방 등을 위해서는 그러한 노력이 꼭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반드시 필요한 곳은 설치해야겠지만 시설물 설치는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산림, 조경, 산악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계단을 만들 때는 심사숙고하여야 합니다. 실제로 산행 중에 등산객들이 만들어 놓은 계단을 오히려 불편해하며 종종 계단 바로 옆길로 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 번째, 몇몇 숲들은 간벌이 꼭 필요합니다. 사람도 한 교실에 100명이 수업하는 것과 20명이 수업하는 것을 비교해 보면 당연히 20명이 수업을 함으로써 더 훌륭한 재목이 되어 지역사회와 국가의 대들보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네 번째, 차량소리 등 인위적인 소리가 들리지 않는 침엽수림 속에 벤치나 해먹에 앉거나 누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든 책을 읽든, 아무 생각을 하지 않든 명상을 하든 도시의 문명으로부터 벗어나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인 제주생태관광 등에서 운영하는 에코 포레스트, 머체왓숲몸치유 등 제주와 여러 지역의 침엽수림 숲에는 이미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습니다. 벤치마킹 등을 통해 다양한 검토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인류가 숲을 떠난 지는 1만 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농경 생활을 시작하기 이전 인류는 숲속에서 동물을 사냥하고 식물을 채집하며 생존해 왔습니다. 이러한 수렵 채집이 시작된 시기는 인류와 침팬지가 서로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다고 추정되는 500만 년에서 6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농경이 시작된 시기를 대략 1만 년으로 보면 500만 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인류는 숲에서 수렵 채집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모든 인류에게는 500만 년 동안 숲과 함께하며 숲에서 생활했던 DNA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숲속을 거닐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숲의 녹색을 보면 눈과 몸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