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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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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심통학로코디네이터 이대로 좋은가?
회의명
제245회-제1차 본회의(2021.10.06 수요일)
의원(발언자)
박정권 의원
발언내용

   아이들을 키우기에도 정신없이 바쁜 엄마들이 시간을 할애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아이들이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안심통학로 코디네이터 학부모님들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제도가 제대로 실효성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5분 발언을 준비했습니다.
   안심통학로 코디네이터의 취지와 문제점에 대해 말씀드리고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겠습니다.
   코디네이터란, 패션이나 광고 분야에서 스타일을 연출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최근엔 병원, 도서관 등으로 그 역할과 범위가 확대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안심통학로 코디네이터는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역할과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모니터링과 실태조사를 하고 그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구는 2020년 10월 5개 학교 44명의 회원으로 안심통학로 코디네이터를 발족했습니다. 학부모가 직접 통학로 교통안전을 살피고 다양한 역할로 참여하며 구청과 함께 안전한 생활환경을 만들기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나누는 학부모 공동체라고 그 취지를 밝혔습니다.
   기존에 어린이보호구역의 공간 개념을 확장해서 집 앞에서 학교까지 안심하고 통학할 수 있는 안심통학로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매우 훌륭하고 혁신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지자체의 모범사례라고도 생각을 합니다.
   늘 어린이보호구역의 확대와 안전한 통학로를 주장하던 저로서는 적극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하지만 취지와 다른 문제점들이 있기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자료 화면)
   우선 활동상의 문제입니다.
   활동계획을 보면 등하교시간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안전지도, 보행 취약지 및 위험구간에서 등하교 지도, 학교나 안전지대까지 합동 동행 인솔, 교통정책 홍보 및 통학환경 저해 예방활동 등입니다. 얼핏 보기엔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는 것 같지만 기존의 녹색어머니회나 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 사업에서 하는 단순한 교통지도와 봉사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활동실적 역시 해당 학교 주변 학생들의 인솔지도와 교통안전 캠페인이 전부입니다. 참여하지 않은 다른 학부모나 학교에서는 회원들에게 교통지도의 위치까지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 구에서조차도 회원들에게 위험한 지역이 있다고 그 지역에 교통지도활동을 요청합니다.
   이렇게 지도활동을, 그것도 코디네이터분들에게 요청할 것이 아니라 교통흐름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개선해야 하는 게 우선 되어야 합니다. 개선책을 제안 받고 위험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교통지도활동을 위험을 모면해서는 안 됩니다. 안전불감증은 이런 곳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운영상의 문제입니다.
   안심통학로 코디네이터가 제안하는 정책들은 있었는지요?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단순한 시설개선은 20곳 정도입니다. 물론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을 위해선 당연히 시설개선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개선은 학부모와 학교의 의견수렴만 해도 충분히 가능한 시설물 개선입니다. 구청이나 지역구 의원들을 통해 수시로 접수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운영계획을 보면 올해 회원 100명을 목표로 향후 수성구 내 34개 모든 학교로 확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획하는 대로 잘 안 되고 있습니다. 회원 수도 목표의 절반 밖에 안 되고 참여학교도 저조합니다. 구청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세 번째, 회원모집과 관리에 관한 문제입니다.
   구청에서 학교로 협조를 해 회원을 모집하다 보니 학교장은 인원모집에 대한 부담이 있습니다. 기존에 있는 녹색어머니회도 최근엔 모집이 어려워 유명무실한 상태인 학교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더구나 수성구 34개 초등학교 중 구성되지 않은 학교가 18개 학교로 절반이 넘는 학교가 녹색어머니회조차도 구성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아시다시피 학교에는 학부모들로 구성된 단체들이 학교운영위원회, 학교폭력예방위원회, 학부모회를 포함해서 급식, 안전 등 각종 소위원회까지 10여 개가 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행정에서 요구하는 회의를 해야 하고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학부모와 학교의 입장에서는 이 또한 큰 부담입니다. 심지어 올해 들어 안심 코디네이터의 회원 수는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탈퇴를 하거나 이름만 올려놓고 활동을 안 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작한 지 2년 차에 말입니다.
   네 번째, 보조금에 관한 문제입니다.
   2020년 10월 발족했을 당시 교육지원과의 교육경비 보조금 명목으로 해당 학교를 통해 운영경비 2,1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그것도 최초 계획엔 각 학교별로 1,000만 원씩 해서 5,000만 원을 계획했었는데 2021년 올해는 총 3,000만 원을 통학로 안심 코디네이터라는 단체로 3월 30일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보조금의 세부 집행내역은 공개하진 않겠지만 주로 단체복과 교통지도에 필요한 물품과 캠페인 기념품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단체등록에 관한 문제입니다.
   비영리 임의단체는 민법상 친목이나 봉사 등의 목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하는 단체로서 회원으로부터 회비를 거두어 활동하는 단체를 말합니다. 임의단체로 등록을 하게 되면 회비 외에 별도로 정부의 보조금 등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비영리 임의단체도 법인으로 보는 단체이기 때문에 등록요건으로 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정관이나 회칙이 있어야 하고 회의록과 대표자 선임절차도 필요하며 사무실도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의문점이 생기는 게 있습니다. 2020년 교육경비 보조금으로 지급했던 것을 올해는 임의단체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했습니다. 지급과정이나 정산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궁금해집니다. 이러한 의문의 과정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한 단체로 수성구청이 주도해서 등록을 했다는 의심도 가질 수 있습니다.
   (자료 화면)
   잘 보이시진 않겠지만 수성세무서에서 발급한 고유번호증에 소재지가 수성구청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앞서 말씀드린 보조금은 올해 3월 30일 지급이 되었고 지급일 하루 전인 3월 29일 세무서에 임의단체로 등록을 했습니다. 순수한 임의단체로서의 성격이라기보다는 구청에서 목적을 가지고 추진했다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는 학부모를 포함해 지역주민 모두의 바람입니다. 행정과 정책은 숙의의 과정을 통해 진행하되 득보다 실이 많고 정책의 취지에 벗어난다면 과감하게 폐지하거나 변경해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한다면 지금이라도 폐지하는 게 맞습니다.
   그럼에도 실효성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안심통학로 코디네이터의 역할과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합니다. 개별학교가 아닌 권역별로 모집과 활동을 해야 합니다. 회원 확대를 위한 학교나 학부모의 부담이 아닌 자발적인 참여와 활동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운영규칙과 회칙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단순한 교통지도가 아닌 안심통학로 조성을 위한 자문단의 역할로 전환하고 민·관·학의 거버넌스 구성을 통한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활동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합니다.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의식 수준은 행정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향상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인원 모집을 하고 늘리는 관 주도의 보여주기식 행정과 정책,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