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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류와 플라스틱 과잉 생산과 소비 그리고 폐기에 따른 환경오염
회의명
제245회-제1차 본회의(2021.10.06 수요일)
의원(발언자)
김희섭 의원
발언내용

   2018년 8월 스웨덴의 고등학생 그레타 툰베리(당시 16세)가 매주 금요일 스톡홀름시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된 세계 청소년들의 기후 행동은 2019년 3월 15일 호주, 독일, 스페인 등 92개국 1,200여 단체가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와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2019년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툰베리가 주도하는 기후변화 대응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유엔 기후변화 총회 한 달 전부터 158개국 2,400여 개의 도시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유엔 기후변화 총회 기간 중인 12월에도 곳곳에서 시위를 했었습니다. 이때 툰베리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연설에서 “당신들은 자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들 눈앞에서 미래를 훔치고 있습니다”라고 각국 정상들을 정면에서 비판했습니다. 이 연설을 통해 툰베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10대 환경운동가가 되었습니다. 올해 노벨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우리 한국에서는 청소년 기후행동(Youth for Climate Action)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FFF)과 연대하고 있으며, 한국의 청소년 기후행동은 2020년 9월 전 세계 기후행동의 날을 맞아 온라인 결석시위를 진행했으며, 현재 기후헌법소원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과소비에 대해 언급하면서 “과도한 소비는 자신이 소유한 물질적인 것들로 자신의 삶을 판단하게 하는, 믿음을 약화시키는 바이러스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역시 같은 해 12월 환경단체들은 미국과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에서 과소비를 부추기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들의 의류 소비형태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들의 의류 소비형태와 기후변화에는 아주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할 것 같은 아마존과 같은 거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미국 내 ‘익일 무료배송 서비스’가 배송 전쟁을 불러왔습니다. 빠른 무료배송 서비스는 소비 형태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원래는 배송비 걱정 때문에 한꺼번에 몰아서 살 필요가 없어지면서 사람들은 수시로 주문을 하고 배송 횟수가 급증하면서 배송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엄청나게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눈덩이처럼 쏟아지는 배송박스와 플라스틱 포장재 역시 환경오염의 주범입니다. 포장재로 쓰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하고, 특히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면서 패스트패션 유형 옷은 평균 7, 8회 정도 입고 버리는 옷들입니다. 우리가 지금 옷을 어떻게 입는지 한번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패스트패션 옷을 버리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또 한 번 더 발생합니다.
   전 세계의 올해 2/4분기 상품군별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을 살펴보면 구성비가 총 1조 1,212억 원 중에서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이 30.4%로 압도적 1위입니다.
   원래 옷은 몸과 외모를 보호하거나 꾸미는 것들의 총칭인데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3요소인 의식주 중 하나로 꼽기도 합니다.
   옷이란 개념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고, 인간 이외의 모든 생물은 평생 옷을 한 번도 입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 옷을 입지 않는 것을 다른 생물들은 부끄러워하지도 않습니다. 많고 많은 생물 중에서 유독 인간만이 옷을 만들어 입고 다른 생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옷에 집착합니다.
   물론 처음에 인간은 보온·방어 등을 위해, 나중에는 장식·품위 등을 위해 옷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도가 지나쳐서 이제는 좋은 옷을 입는 것으로 사람의 격이 올라간다고 착각하고 또 그렇게 대접해 주는 몹쓸 생각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도가 지나쳐도 너무 많이 지나친 것은 현재 생산되고 있는 옷의 양입니다. 지구상의 인구가 약 78억 명인데 옷은 1년에 약 1천억 벌이 생산되고 그중 33%인 330억 벌이 같은 해에 버려지는데 1인당 1년에 30kg을 버리는 셈입니다.
   근데 요즈음은 헌 옷 수거함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럼 그 많은 헌 옷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중고 의류 수출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다음 5위가 한국입니다. 한국의 인구수는 세계 28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수거된 후에 유통되거나 재활용되는 옷은 전체의 5%밖에 되지 않습니다. 15%는 쓰레기로, 나머지 80%는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됩니다.
   옷을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인 가나의 인구는 3,000만 명인데 1주일에 1,500만 벌의 옷이 수입됩니다. 이 중 입을 만한 옷은 팔리겠지만 나머지 절반 정도의 옷들은 불태워지거나 강이나 바다에 버려집니다. 가나의 바닷가 도시 아크라의 대기오염과 해양오염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인데 이 옷들의 원료가 대부분 석유화학 제품입니다. 그들이 생계를 위해 받아들인 옷들이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늘어나는 쓰레기가 의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해 5,300 만t의 섬유로 생산된 의류의 73%는 결국은 버려집니다. 매년 7억 벌 이상의 옷이 계속 버려지고 있습니다.
   빠르게 생산되고, 빠르게 버려지는 패스트패션 의류는 석유산업 다음으로 환경에 심각한 오염을 초래하는데 의류산업 전반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 수준입니다.
   또한 사용되는 물의 양도 심각한데 흰색 티셔츠 하나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의 양이 약 3,781리터로 이는 한 사람이 3년간 마시는 물의 양과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산업용 폐수의 20%가 의류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순면의 원료인 ‘죽음의 꽃’으로 불리는 목화, 전 세계 농약의 10%, 살충제의 25%가 목화재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매년 2만 명에서 4만 명 정도 농업 분야의 노동자들이 사망하는데 사망사건 중 대부분은 목화를 재배하는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또한 중국이나 방글라데시와 같은 의류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의 노동자 다수가 여성과 어린이들인데 온갖 상표의 옷들을 많이 만드는 세계 옷 생산국 2위인 방글라데시의 노동자 월급은 12만 원 정도입니다.
   의류산업의 과잉생산-소비-폐기의 악순환 고리에는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의류산업 노동자들의 고충도 함께 존재합니다. 사람들이 값싼 옷을 샀던 즐거움 뒤에는 우리 후손들에게 값을 매길 수 없는 대가가 따릅니다. 정말 필요한 옷이 아니라면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것은 줄이고, 누군가의 눈물을 대신한 옷이 아니라 오래 두고 입을 옷,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윤리적으로 소비하려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 의회와 집행부에서는 벼룩시장, 플리마켓, 아나바다 장터 등 의류를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한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전 세계를 팬데믹에 빠지게 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근본이유는 바로 환경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돌아보며 우리가 함께 해야만 할 작은 일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인류의 어머니이자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인 지구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바뀌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더 이상 없습니다. 만약에 전 세계인들이 미국인처럼 소비생활을 한다면 지구가 3개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위기상황 속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먼저 생수병부터 바꾸어보면 어떨까요? 플라스틱이... 여기 보시면 우리 의원님들 책상 밑에도 있을 겁니다. 재생 가능한 종이로 된 병으로 바꾸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 병뚜껑은 사탕수수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매장에 가져가면 보증금 20원을 돌려줍니다. 우리 수성구의회에서는 10월부터 바꾸었습니다. 집행부에서도 검토한 후 바꾸면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 우리들의 손에 들려있는 플라스틱 컵을 볼 때마다 텀블러가 생각납니다. 종이 물병보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지만 지금은 쉽게 할 수 있는 물병의 재질을 바꾸는 일부터 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실 분리배출은 기본이고, 재활용품이 적게 나오도록 소비형태 자체를 바꾸어야 합니다. 한 단계씩 나아가는 진보를 위해 불편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서울대를 많이 가서 10억 이상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박사학위 소지자가 많아서, 집값이 비싸서 수성구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 아니라 투명페트병 수거율이 높아서, 모든 이들의 문화적 가치와 인격이 함께 존중되어서, 교육의 다양성이 실현되어서 수성구라는 이름이 드높아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개개인들이 함께 제로 웨이스트 가게를 적극 이용하고 의회와 집행부에서는 이러한 가게들을 위해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투입하고 홍보해야 합니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 자신과 지구를 살리는 건강한 소비를 할 때입니다.
   우리 수성구에서 적극 고민해야 할 사안이 또 하나 더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우리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물질 중 하나입니다. 플라스틱의 폐해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플라스틱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복지관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입니다. 관내 종합복지관에서 코로나 이후 도시락 배달이 엄청 늘어나면서 플라스틱용기 사용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1주일에 4,255개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이를 약 2년 동안 사용했으니 대략 계산해도 42만5,500개를 사용한 것입니다. 아마 좀 더 꼼꼼히 파악해 보면 사용량이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그 양은 엄청나게 늘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자활센터나 시니어클럽 등을 통해 다회용 용기를 세척하는 업체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새로운 협동조합을 통해서 이러한 일들을 해 나가는 방식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는 강남구와 중구에 이러한 업체가 이미 있으며 서울시의회에서는 이 사업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수성구에서도 이러한 업체가 만들어지를 기대해 봅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구라는 단어 앞에는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살아 있는 지구, 역동적인 지구, 모든 생명과 인류의 어머니인 지구, 우리가 사는 푸른 별 지구 등 다양한 표현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하나뿐인 지구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