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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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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방통행 도로체계를 위한 제언
회의명
제244회-제1차 본회의(2021.08.26 목요일)
의원(발언자)
박정권 의원
발언내용

얼마 전 범어동의 라온제나 호텔 쪽에서 범어천로, 즉 복개도로 쪽으로 우회전하던 25톤 차량운반용 대형트레일러에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왼쪽 다리의 뼈가 보일 정도로 심한 골절을 입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하지만 평생 장애가 남을 것 같습니다. 부디 잘 치료되어 회복되기를 빕니다.

(자료 화면)

화면에 보시는 이곳은 2년 전부터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왔고 구청에 개선책도 요구했었습니다. 최근엔 통학로 안심코디네이터 분들도 이곳 네거리는 위험한 요소가 있는 곳이라 문제 제기를 해 왔다고 합니다. 지금도 근처의 교통흐름과 보행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끊이지 않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선되거나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게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저 역시 초등학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픈데 사고를 당한 아이의 부모님은 어떨까요? 사고가 나기 전에 대비해야 하는데 결국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야 될 상황입니다. 죄송한 마음과 밀려오는 죄책감으로 5분 발언을 준비했습니다.

이곳은 라온제나 호텔 뒤편 주택가와 몇 달 전 입주가 완료된 아파트의 초등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학로입니다. 특히 사고가 난 위치는 나무와 전봇대로 인해 우회전 시 시야를 가리고 있기도 합니다. 나무와 전봇대 이설을 비롯해 대각선 횡단보도의 설치를 제안합니다.

(자료 화면)

대각선 횡단보도는 신호등이 보행신호로 바뀌면 모든 차량통행을 일시 정지시켜 보행자들이 어느 방향으로든 동시에 건너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1940년대 말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처음 생겼지만 보행자보다는 차량통행을 우선해야 한다는 당시 교통학자들의 의견으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하지만 최근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을 추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받으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설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십 년 전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차량을 우선시하는 시대가 있었겠지만,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곳부터 어린이회관 사거리까지의 범어천로 구간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미 재개발로 인한 신축아파트에 700세대가 넘는 주민들이 입주를 했고, 올해 연말이 되면 같은 구간에 추가로 750세대의 입주가 완료됩니다. 유동인구와 차량이 늘어나는 건 굳이 계산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자료 화면)

이곳 범어천로는 상가와 주택가가 함께 있고 대각선 주차의 공영노상주차장이 운영되고 있음으로 인해 왕복 4차선과 6차선 도로는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불법주정차의 증가로 인해 왕복 2차선 차도만을 통행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차량의 불법 좌회전과 유턴을 포함해 보행자들의 무단횡단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 곳입니다. 신호등의 설치와 횡단보도를 포함한 도로와 신호체계의 전체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입니다.

안전에 나중은 없습니다. 교통흐름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올해 71일부터 자치경찰제가 시행되었습니다. 생활안전과 지역의 교통문제, 방범순찰과 사회적 약자보호 등을 포함해 지역주민을 위한 치안 서비스를 가장 가까이서 가장 현실적으로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된 권한과 책무로 단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교통체계의 개선은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교통체계는 효율보다 가치에 우선을 두어야 합니다. 차의 입장에서 교통체계를 연구하는 것이 아닌 보행자를, 사람을 우선에 두고 연구되고 실행되어야 합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교통체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하나는 교통의 효율성보다는 살아가는 지역민, 즉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교통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로가 좁은 주택가 밀집 지역이라 하더라도 차도와 인도는 차량진입 방지시설물로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으며 차도는 비록 좁더라도 차로 옆은 걸어 다닐 수 있는 넓은 인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주택가는 차량의 원활한 운영이라는 명분으로 양방향 도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인도의 확보는 원활한 교통흐름보다 더 중요합니다. 운전자도 차에서 내리면 보행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료 화면)

어린이보호구역과 주택가 밀집 지역의 좁은 이면도로에 양방향 도로를 지양하고 일방통행의 도로로 개선할 것을 제안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일방통행도로의 장점은 좁고 복잡한 도로상황에서도 비교적 원활한 교통흐름이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일방통행도로의 또다른 장점은 양방향의 좁은 도로여건에서도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차장을 마련해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주차공간이 없어 불법주차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보행자들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일방통행도로는 지금의 도로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세 번째 장점은 양쪽 면의 불법주정차로 인해 오고 가는 차량의 엉킴으로 인한 정체는 줄어들 것이고 마주 오는 차량과 서로 양보를 먼저 하라는 식의 주민 간 다툼도 줄어들 것입니다. 또한 보행자들의 사고예방 또한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래를 위한 입체적 교통수단도 고려해야 합니다. 좁은 차선 중 한 차선을 다양하고 새로운 이동수단의 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자전거를 비롯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전동 킥보드 등 1인 이동수단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될 것입니다.

구청장님과 관련 부서에 제안드립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일방통행도로를 시범적이고 선제적으로 운영해 주십시오.

보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이용 시에는 왼쪽과 오른쪽을 모두 확인하며 양방향에서 차가 오는 것을 확인하고 건너야 하지만, 일방향의 도로라면 차가 오는 방향을 중점적으로 신경 쓰면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등하굣길이 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주민들께도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행정에서 제안하는 교통체계에 대해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생각보다는 함께 안전한 마을을 위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고민해 주십시오. 일방통행이 꼭 필요한 도로가 있을 것입니다. 주민들께서 동참해 주신다면 우리 아이들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포함한 주민 모두가 안전한 동네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일방통행을 비롯한 교통체계를 도입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주민 여러분들의 인식전환과 협조가 필요합니다.

구청에서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일방통행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거쳐 이해와 설득, 그리고 참여와 협조로 사람이 먼저인 수성구, 보행자가 안전한 교통체계를 위해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귀한 시간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