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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자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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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입양아동과 입양가정에 대한 지원 및 관리에 대하여
회의명
제241회-제1차 본회의(2021.03.03 수요일)
의원(발언자)
김태우 의원
발언내용

저는 오늘 ‘입양아동과 입양가정에 대한 지원 및 관리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얼마 전 있었던 ‘정인이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2020년 10월 13일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는 양부모의 학대로 인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인이 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수개월간 아이를 학대한 부모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 대한 학대와 사망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방관한 무책임한 기관과 사회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다시 돌이켜 보면, 아동 안전을 확인해야 할 입양기관과 아동보호전문기관, 그리고 경찰이 양부모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 사태를 방치했습니다. 

입양기관인 홀트는 정인이가 사망하기 전까지 여러 차례 학대 신고를 받고 가정방문을 했으면서 정인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괜찮다’는 양부모 해명에만 의존해 학대 정황을 외면했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나 경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동학대 문제에 대응하는 기관들의 전문성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더 이상 입양아동에 대한 관리를 민간영역에만 맡겨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수성구의 상황을 알아본 결과 73명의 입양아동이 현재 거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구청은 그동안 국비를 민간기관에 지원해주는 단순 업무만 하고 있었고, 73명의 입양아동과 입양가정에 대한 직접적 지원 및 관리는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비단 이것은 우리 수성구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대구시 8개 구·군에 입양 관련 조례가 제정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을 확인하면서 우리 지역의 기초자치단체들이 입양에 대해서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입양자격 조사와 입양에 대한 사후관리를 민간기관에만 맡겼었는데 이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직접적인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입양을 하신 부모님들 중에는 사랑과 정성을 다해서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정인이 사건’으로 가뜩이나 위축되어 있는 입양문화가 더 위축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입양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부모님들께서 이번 사건을 통해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과 여론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기사도 보았습니다. 

입양아동과 가정에 대한 조사와 관리도 필요하지만 건전한 입양문화 확산을 위해서 다양한 지원 정책도 함께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이 경북에서도 2013년 조례를 제정해서 입양가정에 대한 교육적, 정서적, 경제적 지원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구도 여러 지역을 벤치마킹해서 입양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입양아동과 가정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입양아동과 입양가정 그리고 아동학대 문제 해결을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드립니다.


첫째, 입양아동과 입양가정 그리고 입양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경찰 그리고 민간기관과 유기적 협의를 통해서 입양아동과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진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입양특례법 제38조에 보면 “구청장은 입양기관을 운영하는 자에 대하여 소관 업무에 관하여 필요한 지도감독을 하며, 필요한 경우 그 업무에 관하여 보고 또는 관계 서류의 제출을 명하거나 시설에 출입하여 검사하거나 질문하게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민간기관에 입양아동과 입양가정에 대한 관리를 일임했다면 우리 구 관내에 있는 입양기관과 입양아동, 그리고 입양가정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관리를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둘째, 입양지원 관련 조례를 조속히 제정해서 건전한 입양문화 확산과 더불어 입양아동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관련 조례가 제정된 지자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조례를 근거로 입양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진행하고, 입양아동에 대한 각종 보험료를 지원하며,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을 위해 상담과 심리치료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거기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입양축하금 외에 지자체 차원의 입양 축하금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입양의 날에는 입양가정에게 격려 차원의 시상을 진행해서 입양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입양 관련 조례도 없고, 구청 차원의 지원도 없습니다. 입양가정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홍보와 지원을 확대해 가면 좋겠습니다.

셋째, 아동학대 문제 해결을 위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입양아동 뿐만 아니라 친부모나 친척 그리고 주변 사람들로 인해 발생되는 아동학대 문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우리 구에도 매년 100건 이상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고 있습니다.
'18년도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습니다. 
우리 구에도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 아동 보호에 관한 조례가 있지만 조례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아동학대예방계획을 매년 수립하고, 
관계기관들과는 상시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예방 관련 홍보와 교육도 진행하며, 사후 관리에 있어서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필요하다면 전문인력도 더 확충하고 학대피해아동쉼터의 설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 이상 아동학대를 민간기관과 경찰의 영역에만 두지 말고 구 차원에서 아동학대 예방과 사후관리에 대한 정책을 개발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을 계기로 우리 구청과 의회가 입양과 아동학대 문제에 대하여 좀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인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후 SNS에는 “정인아 미안해!”라는 피켓을 들고 사진을 찍어올리는 릴레이성 챌린지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때 피켓을 들고 개인 SNS에 사진을 올렸던 어른들의 관심은 벌써 멀어지고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또다시 ‘정인이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그때도 똑같이 ‘누구야 미안해’ 라는 피켓만 들고 사진을 올리고 있지는 않을까요? 
저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세상을 바꿔나가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